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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초반 원칙: 귀에서 변으로, 변에서 중앙으로

왜 귀부터 두는지, 3선과 4선은 무엇이 다른지, 큰 곳과 급한 곳은 어떻게 가리는지 등 바둑 초반에 두루 통하는 원칙을 정리했습니다.

⏱ 읽는 데 약 5분 ·정보 업데이트 2026-10-06

📋 기본 정보

두는 순서
귀 → 변 → 중앙
귀의 첫 수
화점(4·4), 소목(3·4), 삼삼(3·3)이 대표적
3선과 4선
3선은 집에, 4선은 바깥 세력에 유리
우선순위
큰 곳보다 급한 곳(약한 돌)이 먼저
정석
외우기보다 각 수의 의미를 이해한다

왜 귀부터 두는가

바둑 초반에 귀부터 차지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집은 돌로 빈 곳을 둘러싸서 만드는데, 귀에서는 판의 두 변이 이미 벽 역할을 해 주므로 적은 돌로도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변에서는 한쪽 벽만 쓸 수 있고, 판 한가운데에서는 사방을 모두 돌로 막아야 합니다. 같은 크기의 집을 만드는 데 드는 돌의 수가 귀, 변, 중앙 순으로 늘어나는 셈입니다. 바둑에는 귀가 가장 값지고 중앙이 가장 덜하다는 옛말이 있는데, 바로 이 효율의 차이를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대국은 네 귀를 나눠 갖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귀의 첫 수

귀에 두는 첫 수는 몇 가지가 대표적입니다. 변에서 네 번째 줄끼리 만나는 자리를 화점, 세 번째와 네 번째 줄이 만나는 자리를 소목, 세 번째 줄끼리 만나는 자리를 삼삼이라고 부릅니다. 화점은 한 수로 귀를 대략 차지하고 바깥으로 빠르게 펼치기 좋지만, 상대가 삼삼에 들어오면 귀의 집을 내줄 수 있습니다. 소목은 귀를 더 단단히 지키지만 굳히려면 한 수가 더 필요합니다. 삼삼은 귀의 집을 확실히 차지하는 대신 바깥으로 펼치는 힘이 약합니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기보다 성격이 다르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 화점: 빠르고 넓게, 대신 귀가 엷다
  • 소목: 귀를 단단히, 굳히는 데 한 수 더
  • 삼삼: 귀의 집은 확실, 바깥 영향은 약하다

3선과 4선의 차이

변에서 몇 번째 줄에 두느냐는 초반 판단의 핵심입니다. 첫째 줄과 둘째 줄은 너무 낮아서 돌을 많이 써도 집이 조금밖에 생기지 않습니다. 다섯째 줄 이상은 너무 높아서 상대가 그 밑으로 파고들기 쉽습니다. 그래서 초반의 돌은 대개 셋째 줄과 넷째 줄에 놓입니다. 셋째 줄은 그 아래를 확실한 집으로 만들기 좋고, 넷째 줄은 집은 덜 확실하지만 중앙 쪽으로 영향력을 넓히기 좋습니다. 셋째 줄만 고집하면 집은 생겨도 판 전체에서 뒤처지기 쉽고, 넷째 줄만 고집하면 바깥은 넓어 보여도 실제 집이 부족해질 수 있어 둘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귀 다음은 변

네 귀에 돌이 놓이고 나면 귀를 한 수 더 두어 단단히 하는 굳힘, 상대 귀의 돌에 다가가 혼자 굳히지 못하게 하는 걸침, 그리고 귀에서 변을 따라 간격을 두고 돌을 놓는 벌림이 이어집니다. 벌림은 간격이 중요합니다. 돌 사이가 너무 좁으면 차지하는 영역이 작아 비효율적이고, 너무 넓으면 상대가 사이에 들어와 갈라 놓기 쉽습니다. 처음에는 셋째 줄에서 두세 칸 정도 벌리면 비교적 안전하다고 기억해 두고, 상대 돌의 위치와 내 돌의 강약에 따라 조절하면 됩니다. 변의 큰 자리가 대부분 정리되면 그다음에야 중앙의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큰 곳보다 급한 곳

초반에 가장 자주 하는 판단 실수는 판에서 가장 넓은 빈 곳만 보는 것입니다. 큰 곳을 차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지금 당장 위험한 돌이 있는지입니다. 두 눈을 만들 공간이 부족한 약한 돌을 그대로 두고 큰 곳에 두면, 상대가 그 약한 돌을 공격하면서 오히려 더 큰 이득을 얻습니다. 반대로 상대의 약한 돌을 공격하면, 그 돌이 도망가는 사이에 내 쪽에 자연스럽게 세력과 집이 생깁니다. 내 약한 돌을 먼저 돌보고, 상대의 약한 돌은 공격하고, 그다음에 큰 곳을 찾는 순서를 기억해 두세요.

정석은 외우기보다 이해

정석은 귀에서 양쪽이 최선이라고 여겨지는 수를 주고받은 결과를 정리한 수순입니다. 정석을 배우면 귀에서 크게 손해 보는 일은 줄어들지만, 수순만 외우면 상대가 정석에서 벗어났을 때 대응하지 못하고, 주변 돌의 배치와 맞지 않는 정석을 골라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정석을 익힐 때는 각 수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노리는지, 정석이 끝난 뒤 누가 집을 얻고 누가 바깥 세력을 얻었는지를 함께 확인하세요. 같은 귀의 정석이라도 옆 귀에 어떤 돌이 있느냐에 따라 좋은 선택이 달라진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외운 수순의 개수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초반에 흔한 실수

입문자의 초반에서 반복해서 보이는 실수는 대체로 비슷합니다. 아래 항목 가운데 자기 대국에서 자주 나오는 것이 있는지 복기할 때 확인해 보세요.

  • 한 귀에서만 계속 두다가 다른 귀를 모두 내준다
  • 상대 돌을 잡는 데만 몰두해 큰 곳을 놓친다
  • 첫째·둘째 줄을 따라 기어서 집을 조금밖에 얻지 못한다
  • 약한 돌을 그대로 두고 다른 곳에 둔다
  • 중앙부터 두어 집을 짓기 어렵게 만든다

판 전체를 보는 습관

초반 원칙을 실제 대국에 적용하려면 한 수를 두기 전에 판 전체를 한 번 훑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상대가 방금 둔 수가 무엇을 노리는지, 판 위에서 아직 비어 있는 넓은 곳은 어디인지, 내 돌과 상대 돌 가운데 약한 것은 어느 쪽인지를 차례로 묻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9줄 판에서 이 질문을 연습하고, 익숙해지면 13줄과 19줄로 넓혀 가면 좋습니다. 9줄 판은 귀와 변의 거리가 가까워 초반이 금방 싸움으로 이어지므로, 19줄 판의 초반 감각을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다는 점도 알아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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